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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교육 리더 인터뷰연결의 대화! 리플러스 인간연구소 박재연소장님 (3)

Gschool
2022-09-27
조회수 1626

가족이나 친구, 내 삶의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의 대화!
상대의 말을 오해 없이 듣고, 내 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대화 방법은 무엇일까?
나와 다른 사람을 연결하는 대화 방법에 대한 리플러스 인간연구소 박재연소장님의 지혜를 전합니다.
(✳ 독자들에게 보다 풍성한 내용을 선물하고자 9호부터 11호까지 3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판단하지 않고 그저 관찰하는 마음으로 보는 거예요. 
그리고 그것에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만 더 해주면 거기에서 희망이 생깁니다"


💬 뭔가 불편하거나 친밀감이 없는 사람과 관계를 풀어나가는 방법이 있을까요?

  두 가지를 알려드리고 싶어요. 첫번째는 ‘고맙다'라는 말이예요. 인간은 자신의 능력이 누군가에게 '기여가 된다'라는 확신이 생길 때 아주 만족감을 느껴요. 거기에서 자존감도 일어나고 자긍심도 생기고 보람과 의미도 찾을 수 있고 존재감도 발견하거든요. 그래서 상투적인 말이지만 ‘고맙다’라는 말은 가장 좋은 대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  a라는 학생이 넘어지는 것을 멀리서 봤다고 해요. 그때 지나가던 b라는 학생이 “괜찮아?” 하면서 일으켜주는 걸 봤어요. 그러면 수업이 끝나고 나서 그 b라는 학생을 잠깐 부르는 거예요. 그래서 “아까 쉬는 시간에  니가 그 넘어진 a를 일으켜서 털어주는 걸  봤단다. 선생님이 그 모습을 보는데 참 안심이 되고, 너한테 고마운 마음이 들었어.” 이렇게 얘기하는 거죠. 그것만으로도 그 사람이 나에게 엄청나게 협조적으로 돼요.
  두 번째로 불편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제일 좋은 팁은 ‘부탁’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 부탁은 결국 고맙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해줄 수 있는 작은 일, 예를 들어 “문 좀 닫아줄래”와 같은 부탁을 하는 거예요. 그리고 “문 닫아줘서 고마워”,  “귀찮을 텐데 물 떠다줘서 고마워” 이렇게 고맙다는 말을 하는 거지요.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고맙다고 말할 게 없다는 말씀을 하세요. 그러면 제가 이렇게 작은 부탁을 하시라고  말씀드리지요. 아무 부탁도 할 게 없으면 이름이라도 부르고 대답하면 “대답해줘서 고마워” 라고 말씀하라고 합니다.
 ‘고맙다’라는 말을 진심을 담아서 해줄 때 서로의 관계 안에 신뢰가 쌓여요. ‘이 사람은 내 행동에 관심을 갖고 있고 나를 보고 있구나’하는 마음을 갖게 되거든요. 우리가 ‘돌본다’라는 표현을 쓰잖아요? 그러니까 보는 거예요. 보는데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하면, 판단하지 않고 그저 관찰하는 마음으로 보는 거예요. 그리고 그것에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만 더 해주면 거기에서 희망이 있다고 봐요


💬 말씀을 들으면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생각이 나네요.  

  맞아요. 이 고맙다는 말이 마치 칭찬과 같은 말로 쓰이면서 조정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오해받기도 했어요. ‘이렇게 하면 네가 좀 더 잘하겠지’ 그런 의도 즉 행동을 계속 촉진하려는 의도는 없어야 돼요. 사람은 정서적인 촉이 있기 때문에 상대가 지금 어떤 의도로 그 말을 하는지를 금세 알아요. 그래서 언어로는  마음을 전달하기가 굉장히 어려울 때가 많죠. 가장 오해 없는 언어의 접근은 ‘관찰’입니다. “잘했어”, “너 참 착하구나”라는 말들은 평가의 말이잖아요. 그게 아니라 본 그대로를 관찰의 언어로 전달하고, 진심으로 ‘고맙다'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이 좋습니다.


"존중을 가지고 작은 행동을 관찰하고 고맙다고 말한다면  그 관계는 좋아질 수밖에 없어요. 
단 이때 조정의 의도가 없어야 되고 평가의 의도가 없어야 합니다."


💬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해주시겠어요?

  굉장히 좋았던 제 경험을 들려드리는 것이 도움이 될 것같아요. 수원의 어느 지역 고등학교 16명의 아이들에게 8주 동안 대화 훈련을 하러 다닌 적이 있었어요. 일반 학교에서 한두번 퇴학 당한 아이들이었고, 보호 관찰 대상 아이들이었지요. 선생님을 때린 아이도 있었고, 강간으로 온 아이도 있었고,  심지어 칼을 들고 오는 아이들도 있었어요. 매주 3시간씩  8주동안 총 24시간, 그 아이들과 대화 훈련을 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16명의 아이를 돌보는 담임 선생님이 2명이었고, 그분들은  제게 ‘쉬는 시간을 1분이라도 넘기면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충고를 해주셨죠.
  한 3주 차쯤되었을 때 제가 판서를 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엄청나게 시끄럽게 소리를 내면서 가래침을 뱉었어요. 아이들이 키득 키득 웃기 시작했고, 저는 그 소리가 너무 불쾌했지만  그렇다고 지금 뭐 하는 짓이냐고 따지기에 애들이 너무 무서웠어요 그런데 그 옆에 앉아 있었던 한 남자 아이가 조용히 일어나더니 두루마리 휴지를 둘둘 감아서 침을 싹 닦아가지고 휴지통에 넣어준 거예요. 제가 그날 그 친구가 갈 때 그 친구 부모님에게 쓴 편지를 주었어요. 
  편지의 내용은 “제가 오늘 수업시간에 판서를 하고 있었는데 어떤 아이가 큰 소리를 내면서 가르침을 뱉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님의 아들 누구누구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두루마리 휴지를 뜯어다가 친구가 뱉은 침을 닦아서 휴지통에 넣어줬습니다” 본 그대로요. 이게 관찰이에요. 그리고 “제가 그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으로서 이 자리에 있으면서 굉장히 깊은 존중감을 느꼈고,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마무리 했습니다. 
  그 편지를 접어서 그 아이에게 줬어요. “이건 선생님이 너한테 쓴 것이기도 하지만,  이왕이면 부모님한테 갖다 드렸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하면서요. 편지를 쓴 이유는 그때 만난 아이들의 부모님은 모두 자녀에 대한 실망감 때문인지 전화를 받지 않으셨거든요. 침을 닦아준 아이도 운동을 하는 아이였고 거친 아이였는데, 너무 겁을 내면서 그 편지를 못 열어보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좋은 말이고 내가 너한테 고마워서 썼다" 그렇게 말을 보태며 주었습니다.
  그 다음부터 아이들이  제 수업에서 엄청나게 협조적이 되었어요. 아이들이 손을 들기 시작했고, 쉬는 시간이 지나서 활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교감 선생님이 와서 구경까지 하고 갔어요. 그 학교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대요. 저는 그 아이에게 그냥 고마운 마음뿐이었고, 의도가 하나 있다면 그아이 부모님에게 당신의 자녀가 이만큼 타인을 배려하고 있다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것뿐이었어요. 그 외에는 정말 어떤 의도도 없었어요.  존중을 가지고 작은 행동을 관찰하고 고맙다고 말한다면  그 관계는 좋아질 수밖에 없어요. 단 이때 조정의 의도가 없어야 되고 평가의 의도가 없어야 합니다. 


💬 의도없이 순수하게 ‘감사하다라’는 것들을 얘기하는 중요하군요. 쉽지 않은데요!

  자신에 대한 감사 훈련부터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는 우리의 부족한 부분에 훨씬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요. 우리의 잘 된 부분이나 이미 갖고 있는 것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우리한테 부족한 것에 집중하지요.
  ‘돈 루업(Don’t look up)이라는 영화의 한 장면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구에 혜성이 충돌해서 멸망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였는데,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거든요. 지구의 마지막 순간에 주인공이 가족과 친구들을 모아 마지막 만찬을 하거든요. 아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따라와서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며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린 정말 부족한게 없었어, 그렇지? 생각해보면 그래"  “우리가 이미 넘치게 갖고 있었어”가 아니라 “우린 부족한게 없었어”입니다. 
  영화의 대사에서처럼 우리는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에 이미 갖고 있는 내 안의 자원을 하나씩 하나씩 보물찾기처럼 발견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말 우리가 이 하나를 발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사는지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자신의 자원을 탐색해보는 것, 그리고 스스로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것 그런 훈련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훈련이 없다면 타인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눈 안에서 긍정성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할 수 있어. 그냥 한 번 해보는 것도 괜찮아"


💬 자신에게 먼저 감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군요!

  상호적이에요. ‘내가 너무 힘들면 타인을 도우라’는 말이 있잖아요? 내가 나를 먼저 칭찬해도 좋고, 나에게 먼저 감사를 표현해도 좋고, 정말 친구의 좋은 점을 발견해 보겠다라는 마음 하나로 그 아이를 바라보고 관찰해 주고, 고맙다고 말해보면 그런 말을 함으로써 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문제는 교사로서 또는 부모로서 아이들을 바라볼 때 잘못된 2%에 집중하느라 그 아이가 잘하고 있거나 그 아이가 갖고 있는 자원은 보지 못하는 거예요. 왜 그렇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우리도 그렇게 자라왔기 때문이에요.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저 역시도 한 10번 아니 3~40번 비난을 듣고나서야 칭찬 한번 들었던 것같아요. 
  그럼에도 제가 올바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몇 분의 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할 수 있어. 그냥 한 번 해보는 것도 괜찮아" 이런 말씀 한 마디가 저를 잡아주었습니다. 저는 선생님들이 자신의 말 한 마디가 자신의 생각보다 가치가 있다는 것을 믿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 안에는 교사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생각하고 따라서 교사에게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 큰 틀에서 우리 교육이 이렇게 바뀌면 좋겠다는 변화의 방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경험적 가족치료의 대가인 버지니아 사티어(Virginia Satir)는 “우리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금세 친해지고 다른 점이 있기 때문에 깊이 성장한다라”는 말을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에서 ‘유사성은 옳은 것이고, 이질감이나 다른 것은 틀린 것이다’는 생각이 통용되고 있는 것같아 안타까와요.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염려하는 부분이 이런 생각에서부터 오는 ‘혐오'에 관련된 부분입니다. 
  아이들이 유사성으로만 뭉치려고 할 때, 부모와 교사들이 다른 관점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다른 자극을 주는 것이 교육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아이들이 좋은 품성을 가질 수 있도록 다른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다녀온 아이가 선생님을 험담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죠. 선생님이 다른 아이 누구만 이뻐하고 불공정하다고 말하는 거예요. “내가 시험을 잘 봤을 때는 칭찬도 안 해주다가 OO가 시험 좀 잘 보니까 엄청 칭찬하는 거야. 걔만 이뻐하는 거잖아?"이렇게 말하며 화를 내는 아이가 앞에 있다면 엄마가 무엇이라고 얘기해야 할까요? “그 선생님 나쁘네"하고 맞장구를 치는 부모가 아니라 “그래. 네가 생각할 때는 선생님이 그 아이만 이뻐하는 것같구나. 그런데 다른 이유가 있다면 뭐였을까" 하며 아이에게 다른 측면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대답에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만약에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뭐였을까"하며 계속해서 여러 측면들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왼쪽에서 볼 때와 오른쪽에서 볼 때, 앞에서 볼 때와 뒤에서 볼 때, 보는 각도와 빛에 따라 물건이 달라져보이잖아요! 그처럼 관계도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게 됩니다. 아이가 친구들이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떤 고정관념을 만들려고 할 때 “또 다른 이유는 뭐였을까?”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관계를 바라보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사고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누군가를 혐오하고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적대시하는 것으로부 나아가 조금 더 열린 마음의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제9호부터 제11호까지 연재되었던 박재연소장님의 인터뷰를 마칩니다. 긴 시간 좋은 말씀 나눠주신 박재연소장님께 진심드로 감사드리며, 관심 갖고 읽어주신 독자여러분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박재연 소장님은....

현재 리플러스 인간연구소(Replus Human Lab) 소장과 (사)한국기질상담협회 서울지부장 및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죽음교육상담전문가(ADEC)로 또 외상상담 및 갈등중재자로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돌보고 있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대화 훈련가로 활약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사실은 사랑받고 싶었어>, <나는 왜 네 말이 힘들까>, <엄마의 말하기연습>, <말이 통해야 일이 통한다>,  <사랑하면 통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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